2020활동가이야기주간행사가 끝났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모임운영자분들을 위한 주제별 이야기카드 활용법을 알려드립니다.  

  이야기모임 주최자를 위한 최종 안내문 (모임 개최 전 꼭 읽어보세요) 

  모임기록 관련 올려주신 내용 중 개인정보와 이야기가 담긴 기록지와 회고지는 운영진이 저장/보관 후 게시글에서는 삭제했습니다. 이점 양해부탁드립니다. 

마음건강[11.6/부산] 다친마음 들여다보고 함께 다독이기

#. 모임 정보

  • 운영자명 / 소속 혹은 하시는 일 : 정수희 / 부산에너지정의행동(핵없는 세상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 개최날짜 / 시간 : 11월 6일(금) 14:00~17:00
  • 개최 지역 : 부산시
  • 모임 장소 : 교대역 아지트
  • 모임 개방여부 : 초대


#. 모임 내용 설명 

활동을 하며 어떤 상황에서 무엇 때문에 상처를 받았나요? 활동가들의 상처를 이야기하고, 함께 치유할수 있는 방법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6일 #부산 #경상 #초대 #마음건강


<활동가 이야기 모임> 지원 계기


우리는 오랬동안 연대단체 활동을 통해 함께 일을 해온 동료들이었습니다. 

그러다 작년 8월 어떤 계기를 통해 한단체로 모여 활동을 함께 하기로 결정하고, 9월 부터 <부산에너지정의행동> 활동가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그간 우리는 함께 손발을 맞춰 온 시간이 길고, 또 그 기간동안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자 마음이 꼭 맞는 동료이기에, 우리가 함게 모여 활동을 한다면 좋은 시너지를 내고, 또 존중하며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단체의 전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함께 일을 시작한지 1년이 지나면서 서로의 마음에 상처가 쌓여가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로서로가 훌륭한 활동가, 좋은 활동가라 말해오던 터라 마음에 쌓여가고 있는 상처를 드러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불안은 쌓여갔고, 이렇게 가다간 상처 투성이 인채로 서로가 서로를 떠나보내야 하는 슬픈일이 벌어질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활동가 이야기 모임>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특히 <마음들여다보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상처를 드러내야 하는 멍석이 깔리는 자리였지만, 갑자기 어느날 폭발하듯 터져나올 끔찍한 상황을 맞이하는것 보다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는것이 더 나을것 같았습니다. 


<활동가 이야기 모임> d-day를 향해 가며

모임은 미리 공지되었습니다. 모임 날짜는 우리단체가 1년간 기다리며 준비해 온 9박 10일 간의 전국순회 캠페인 종료 직후였습니다. 

안그래도 부끄러운 속내를 드러내는 모임 주제라 긴장이되는데, 전국순회 캠페인 기간 내내 만들어진 상처와 긴장들로 모임 하루 전날에는 도망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긴장되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우리 이 모임 진행하다 단체가 깨어지면 어떻게하지?"

많은 걱정과 우려, 긴장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 산을 넘지 않으면 이 길을 계속 갈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활동가 이이야 모임> 안내서에 나와 있는 메뉴얼을 최대한 따라 했습니다. 테이블보도 준비하고, 초와 다과, 따뜻한 차, 조용한 음악을 준비해 참석자들의 긴장이 조금이라도 풀리도록 말이죠. 

그렇게 우리의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활동가 이야기 모임 : 다친 마음 들여다 보고 함께 다독이기>

우리 모임은 부산에너지정의행동 활동가들만 참석하는 모임이었습니다.

많은 활동가들이 활동을 하며 마음을 다치고, 상처를 받습니다. 그리고 그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렇게 만난 만남들과 이야기들로 상처가 아물고, 문제가 해결 되기도 하지만 - 정작 상처를 준 사람과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다른 동료들의 다독임과 위로로 상황을 참고 견디고 삭히는 일도 자주 발생합니다. 그러다 결국 결국 갈등이 폭발해 활동을 포기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같이 활동하는 사람들끼리 같이 활동을 하며 받은 상처와 다친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참고 견디고, 삭히게 되는 상황은 평등한 문화가 자리잡지 못한 단체와 조직에서 발생하는 일이라지만, 그 관계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서로가 서로를 대단하고 귀한 사람이라 입버릇처럼 말하는 우리의 상황에선 더더욱더 상처를 드러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다함께 고민하고 풀어야가야 할 문제라기 보다 나의 부족함 나의 모자람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 생각하는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내가 아닌 함께 활동하는 다른 활동가의 말, 행동, 어떤 상황, 어떤 배경으로 상처받고 있다는 것을요. 

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예전에 워크샵을 하며 서로의 마음과 상태를 이야기 한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처럼 다친 마음을 내보인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게다가 9박 10일 간의 힘들고 긴장된 캠페인이 막 끝난 터라 각자의 마음은 쑥대밭과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고민한 경험은 많지만 경험과 대상이 오롯이 우리가 되는 이번 자리는 긴장이 안 될 수가 없었습니다. 법정 위에 서는 죄수가 된 기분이었고, 선생님께 혼나러 가는 학생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사실 방법을 잘 몰랐습니다. 잘 모르기 때문에 안내지에 나와 있는 글귀를 함께 읽고 <마음카드>를 골라 자기의 이야기를 하고, 질문을 하며 말문을 열어갔습니다. 

그러나 얼마지나지 않아 세명밖에 없는 작은 방에는 큰 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 순간에는 긴장된 공기가 작은 방 전체를 가득 채워 숨이 막힐 것 같았습니다. 성토대회라도 나온 듯 우린 각자의 마음들을 쏟아냈고, 해명과 따짐, 변명과 다그침으로 눈물이 쏙 빠질뻔 했습니다. 활동가의 생각을 존중하지 않고, 활동가의 자존감이 낮아지게 만드는 단체와 조직은 나쁜 조직, 나쁜 단체라 말해왔는데 - 우리가 그런 조직과 단체를 만든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두명의 활동가가 그렇게 입씨름을 하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한 활동가는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카드>에 따라 이야기를 하는데만 네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우리가 서로의 말에 귀 담아 들었는지, 진심을 알아달라며 뭉개는 것이 아니라 다친 마음을 들여다 보며 보듬기가 정말 되었는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이야기 말미에 우린 서로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충고/조언/평가/판단 하지 않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기란 훈련이 필요한 일이구나. 다친 마음을 들어다보고 보듬어주는 것도 기술과 훈련이 필요하구나."

많이 서툴렀던 우리의 첫 모임이었습니다. 다친 마음을 들여다 보고 보듬기 위한 자리였지만 정신을 잃고 내 모든 것을 말하고, 또 상처주고, 헤짚는 자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마지막에 다짐한 것은 "이번에는 서툴었지만 또 해보자"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작 이야기를 나눠야 할 사람과 말을 하지 못하고 주변으로 빙빙 돌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별 일도 아닌데 내가 괞히 자격지심에 그런 마음이 들었어 라고 말하며, 혼자 삭히고 참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 마음, 다치고 아픈 마음은 숨겨지지 않습니다. 말투, 표정, 손짓 만으로도 그 마음들이 드러납니다. 언제까지 참고, 언제까지 모른채 할 수 없습니다. 

너무나 서툰 첫 모임있지만 우리는 다음 모임을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마음들을 계속 지켜 나가기로 했습니다. 

모임을 지원하고 응원해주신 <2020 활동가 이야기 주간>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말씀을 드리며, 모임 후기를 마칩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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