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결대로 꽃피고 싶은 사람, 술술


인터뷰 취지[활동가인터뷰]는 다양한 지역과 분야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활동가들을 만나고 이들의 일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을 빌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인터뷰 글 등록일2020. 1. 9
글쓴이재은.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나 이제 내가 되었네
여러 해, 여러 곳을 돌아다니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네
나는 이리저리 흔들리고 녹아 없어져
다른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네

……

메이 사튼 May Sarton의 <나 이제 내가 되었네> 중에서
(p24 / 파커 J. 파머/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한문화)      

 

내가 된다는 게 무엇일까. 나로 산다는 게 무슨 뜻일까. 나는 종종 해야 하는 일이 전부가 된다. 무언가에 몰두하다가 마음처럼 안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온몸이 무겁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막막해질 때다. 사실 매일매일 사이클을 돈다. 재미있다가도 때려치우고 싶고, 스스로 동기부여하다가 바닥으로 가라앉는 사이클. 어떤 사람들과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일하고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나'를 잡고 가는 것은 '나'일 것이다. 자신을 돌보며 자기만의 속도로 움직이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술술과는 더이음 운영위 모임을 통해 알게 됐다. 시원하게 웃는 미소와 느긋한 말투, 반짝이는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그녀가 하는 말에 귀 기울이고 듣게 하는 힘이 있는 사람이라 느꼈다. 술술은 교육센터 마음의 씨앗에서 일한다. '마음의 씨앗'은 마음을 돌보려는 사람들이 둥글게 모여 이야기 나누고, 함께 한 힘으로 자신의 일상에서 중심 잡을 수 있게 지지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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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술술

 

물 흐르듯, 시민단체 활동가  

경의선 숲길, 한적한 곳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났다. 산책하거나 분주히 걷는 사람들이 보이는 창가에 앉았다. 둘이 만나는 건 처음이라 어색한 것도 잠시, 편하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어떤 활동을 해왔어요? 

"제가 시민단체 활동가가 될 줄 몰랐어요(웃음). 저는 강원도 영월에서 나고 자랐어요. 부모님이 조용한 걸 좋아하셔서 텔레비전은 많이 안 보고 교과서만 보며 지냈었어요. 중학생 때인가. 라디오에서 우연히 '디자이너'라고 자기를 소개하는 사람 이야기를 들었어요.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변화'라는 키워드를 얘기한 것 같아요. 디자인은 없는 것을 새로 만들든, 있는 것을 고치든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술을 쓰는 행위거든요. 그것에 대해 매력을 느꼈어요. '디자이너 멋있다, 나도 해야겠다' 하고요."

 

디자이너가 꿈이었다니, 의외예요. 

"그렇죠? 운 좋게 대학에서 공업디자인을 전공했어요.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을 전환했어요. 문화기획 쪽으로 해보자. 문화기획도 보이지 않는 걸 만드는 과정이니까 디자인 업무와 비슷할 것 같은 거예요. 자그마한 문화기획 회사에 들어가서 시민단체와 조인해 정부 프로젝트를 지원받는 일을 하게 됐어요. 처음 한 일은 환경교육이에요.  

프로젝트가 끝나고 기획사는 문을 닫아야 될 정도로 악화됐어요. 일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서, 함께 했던 시민단체 국장님이 같이 해보자고 하셨어요. 회원 소식지 만들고, 행사가 있으면 포스터 만드는 일을 도와달라고. 사실 저는 시민사회 이런 거 잘 몰랐어요. 그냥 알겠다고 했죠. 매월 한 번씩 회의를 한다네. 회의 준비를 하래. 회원에게 메일을 보내래. 영수증을 정리하래. 예산을 뽑으래. 이렇게 지내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비영리 민간단체 상근간사가 되어 있었던 거예요(웃음)" 

 

'나도 모르게'가 더 무섭죠. 천천히 물들잖아요. (웃음) 시민단체에선 무슨 일을 했어요?  

"그 시민단체에서 청소년의회 만드는 일을 했어요. 매월 회의하던 선생님들이 청소년의회를 출발시킨 장본인이거든요. 활동하던 시민단체도 열악해져서 사무실을 빼야 하는 상황에서, '청소년의회'가 다른 곳으로 넘어가게 됐고요. 물 흐르듯 저도 그걸 맡은 기관에서 일하게 됐어요." 

  

어떤 상상을 하든 담기는 그릇, 교육사업  

환경교육을 시작으로 청소년의회, 민주시민교육 등 교육사업을 10년 가까이 이어갔다.  


교육이란 키워드로 일을 이어오셨군요. 

"돌아보면 다양한 일을 한 것 같은데 일관되게 그 선상에 놓여있어요. 제가 고민했던 교육 분야는 '민주시민'이에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민주시민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이 활동하는 장을 열거나 교사를 지원하는 일이었어요.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여러 콘텐츠를 다룰 수 있어 좋았어요. 뭔가가 딱 정해져 있으면 힘들었을 거예요. 교육사업은 제가 어떤 생각을 하든, 어떤 상상을 하든 담기는 그릇이었어요." 

 

어떤 것을 담고자 했나요?  

"민주화운동의 역사에서 매월마다 사건이 있어요. 4.19엔 초등학생이 쓴 시를 보거나 5.18 광주에서 일어난 여러 장면에 대해 질문을 던졌어요. "왜 사람들은 주먹밥을 만들어 함께 나눠 먹었을까?"라고요. 이때 일들이 지금 너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지. 거기까지만 해도 좋을 것 같았어요. 제가 교사가 아니고 민주화운동을 전면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갖게 되는 폭인 것 같아요. 내가 가진 한계가 있긴 했지만 한계라서 장점이 될 수 있었죠."  

 

한계를 느끼면서 힘들기도 했겠어요. 

"네, 정체성이 혼란스러웠어요. 이방인처럼 있었던 것 같아요. 청소년의회를 만드는 구성원이 교사이거나 교육행위를 하는 사람들이거나 교육 운동에 방향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저는 흘러 흘러하게 되니까 그들이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고 동의가 되긴 하는데 저하고는 매칭이 안 됐어요. 정확히 알기엔 한계가 있었죠. 게다가 제가 있는 조직 자체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구성원들은 민주화운동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었어요. 저는 학생운동을 한 경험이 없어요. 학생 운동하면 불효하는 거라 생각했었거든요. 물론 학생 운동하던 친구를 사귀긴 했지만요(웃음)"  

 

그럼에도 꽤 오래 일하지 않았어요?  

"10년 가까이 일했어요. 하고 싶은 것들을 구현하는 과정이라 재밌었어요. 생각하는 것과 삶을 일치하려는 분들도 많이 만났고요.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뭔가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같이 도모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를 주고받았죠. 그러던 중에 의지하던 선배가 그만뒀어요. 일상을 함께 나눌 친구의 상실이랄까요. 그리고 내가 돌파하기 어려운 부류의 상사를 만났어요. 또한 오래 일을 하다 보니 다음 성장으로 넘어가야 하는 시기에 지체되고 있었던 거예요. '그만둘까 말까' 이 상태로 3년을 더 끌었어요. 어느 날 "무슨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생기를 갖자!" 생각이 들어 그만뒀어요."

 

그만두기까지 고민하는 시간은 긴데 막상 그만두려고 하면 금방이에요.  

"사람의 본성은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지, 나는 너무 잘 알고 있는데 뇌가 방해를 해요. '이 실력 가지고 어딜 갈 수 있어? 지금 도망가는 거 아냐? 이것도 못 하면서 어떻게 하려고? 너한테 주어진 과제야. 뚫고 나가' 하면서요. 버티는 시간 동안 머리와 마음이 불일치되어 몸으로 나타났어요. 신경계에 이상이 와서 뒷목을 잡았죠. 무리하면 목 어깨가 굳잖아요. 굳어지는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게 느껴졌어요." 

 

으악, 저도 그런 적 있어요. 

"신기하게 사직서를 제출하자마자 모든 증상이 사라졌어요. 사람의 마음이 몸을 조작하는 병이었던 거예요. 마음의 괴로움이 많으면 신체화 증상으로 나타나요. 마음만 가지고도 병을 만들 수 있어요.

퇴사하고 1년은 아주 시원하게 놀았어요. 이런저런 공부도 하고 맛있는 거 먹고 산책하면서 돈을 쓰며 보냈죠. 다음 해에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서 방문교사를 했어요. 6살, 초등학생 아이들이랑 뛰어다녔고요. 그렇게 지내다가 '마음의 씨앗'에서 영수증 정리해달라고 연락이 왔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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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고 떠들고 꿈꾸자, 모떠꿈 진행 (사진출처: 술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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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씨앗, 신뢰서클 풍경 (사진출처: 술술)

  

나를 보다 잘 알기 위한 모임, 신뢰를 경험하는 일  

2015년 말부터 마음의 씨앗에서 영수증을 정리하는 반상근 일을 시작했다. 출근하는 날이 하루, 하루 늘어나 지금은 주 3일 출근하고 있다. 마음의 씨앗 상근자는 모두 주 3일 출근이다. 

  

이름이 참 예뻐요. 마음의 씨앗이라니. 마음의 씨앗은 어떤 곳이에요?  

"상근자가 저포함 4명이에요. 파커 파머란 분이 만든 프로그램이 있고 그걸 구현하는 센터가 미국에 있어요. 저희는 그 센터와 자매인 셈이죠. 4계절에 1번씩 마음을 돌보고 살피고 함께 신뢰를 경험하는 '신뢰 서클'을 운영해요.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안전한 공간을 형성하는 것을 '신뢰 서클'이라 부르고요. 그걸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곳이에요. 마음의 씨앗은 '내면의 교사'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안전한 커뮤니티를 경험하는 것. 그게 핵심인 것 같아요." 

 

신뢰 서클이요? 

"우리는 역할이 나눠져 있고 각자가 잘하면 굴러갈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선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움직여요. 서로 가진 기질이든 재능이든 무언가를 주고받으며 굴러가는 거지 '일'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자기 얘기를 하는 거예요. 모인 사람들 안에서 '신뢰'를 경험해요. 저 같은 경우는 서로를 신뢰한 경험 자체가 일의 보람을 느끼게 하는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지를 살펴요. 

기존에는 그냥 "이건 좋은 일이야. 혼자 하는 것보다 같이 하는 게 수월하지"하고 일을 했어요. 중요한 건 일을 수월하게 잘하기 위해서죠. '마음의 씨앗'에서 일하면서는 반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서로 만나기 위해 일을 하는구나. 일이라는 게 있어서 만나는구나. 서로 깊이 연결되기 위해 일을 하는 거라 생각하게 됐어요.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막 얘기하자면 가슴이 꽉 차고 든든해져요. 일상에서 어떤 자리는 내가 긴장해야 해요. 말실수하면 어떡하지. 기본적으로 불안을 가진 채로 살잖아요. 둥글게 둘러앉는 공간에서는 내 안에 어떤 깊은 지점에 불이 켜져서 그 상태로 내가 여기 존재한다는 걸 알아요."

 

어떻게보면 전에 하던 교육 일과 같으면서 다른 것 같아요.  

"맞아요. 전에 해온 일과 행위는 같아요. 이 사람들을 위해 마련된 장이고 이들이 잘 느낄 수 있게 돕는 게 저의 일이죠. 하지만 마음가짐이 달랐어요. 내가 얼마나 잘하느냐 위주로 스스로를 판단해왔더라고요. 누구나 만족할 간식을 고르는 것도 내 능력인 거죠. 능력으로 보여주기 위해 사전에 안내를 얼마나 친절하게 했나, 얼마나 잘 맞이했나, 어떤 교육을 제공하고, 이후엔 피드백을 어떻게 수용하는가까지. 사실 출발은 여기 참여한 사람들이 어떤 형태로든 성장하는 장을 만드는 거잖아요. 이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이런 곳에서 역할하는 나도 귀한 존재고요. 둥글게 모여 앉는 자리는 만들어졌고 그 장에 맞는 일이 생길지 준비하면서 흘러갈 수 있도록 해요. 

이러다 보니 전과 출발이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자신으로 존재하면서 일을 하는 것과 그냥 일을 잘하는 사람은 겉으로 보기엔 같지만 굉장히 다른 차원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일하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으로 일할 장치를 실험하고 있어요." 

 

어떤 실험이요? 

"모임 안에서 나를 이해하고 있어요. 저는 심리학, 미술치료, 건강, 꿈 등 나를 이해하기 위한 공부를 많이 했는데요. 인간을 이해하는 툴을 공부한 거예요. 내 안에 어떻게 남을지는 부딪혀봐야 해요. 혼자 있을 땐 잘 모르거든요. 관계 속에서 확인이 되기 때문에 모임을 많이 해요. 나에게 이런 면이 있지, 나는 이럴 때 상태가 안 좋아지는구나, 잠을 더 자야겠어. 나를 보살피고, 계속 확인하면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요."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나를 알아가는 실험이네요.    

"드라마도 주인공뿐만 아니라 조연도 빛나는 드라마가 점점 인기를 얻잖아요. 각각의 개인들이 오롯이 꽃필 수 있는 전제조건이 뭘까요?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걸 확인하는 것만큼 강력한 게 있을까요? 출발로 내가 나로 존재하는 것. 그것이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에 도움이 돼요. 누군가가 만든 프로그램이 있고 그걸 들여와서 씨앗을 뿌리고 있어요. 이름처럼요(웃음)." 

 

그 씨앗이 어떤 식으로 피어나게 될까요? 

"자신의 변화가 사회 변화로 이어진다는 철학 위에 기반하고 있어요. 내가 변하는 만큼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봐요. 자기 일을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사회는 훨씬 건강해지지 않을까요?"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술술은 앞으로도 본성에 맞게 살아가겠네요?

"제 꿈이에요. 밤마다 기도를 하는데 내용 중에 절대 빠지지 않아요. 제 결대로 꽃필 수 있게 해 달라고. 제 결대로 살고 싶어요, 저는. 제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일상이 중요해요. 나라는 사람을 잘 알기 위해서요. 무리하지 않고 이성보다 몸의 감각에 집중하죠. '내면의 교사'를 부를 수 있는 순간들을 만들어요. 대단하지 않아요. 산책하고 자기 전에 기도하는 것, 그림 그리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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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술술

  

연신 끄덕거리며 대화했다. 공감가는 이야기가 많다. 그날 그날 날씨와 몸 컨디션, 주변 환경에 따라 수만가지의 나를 만난다. 어떤 상황에 놓일 때 건강하고 긍정적인 기운이 나는지 살펴보고 환경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어떤 상황에서든 중심을 잡고 싶다고 생각한다. 주변 환경을 통제할 수 없고 사건이란 불현듯 벌어지니까. 술술과의 대화로 나로 살아가는 근력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근력을 키우는 일상을 어떻게 보낼까. 나도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만들어야지, 친구들과 이런저런 모임을 열어야지, 마음 먹었다.  

술술이 직접 지은 노래를 들려줬다. 나지막하게 흥얼거리는 목소리, 부드러운 기타선율. 마치 봄날의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처럼 나른해졌다. 봄이 기다려진다.  

 

그 길에서 만난
늙어가는 가을
발등에 머무는 꿈 속의 그림자
코끝을 스치는 전생이던 바람
입술에서 건진 작은데서 온 나

그 길에서 만난
아슬아슬 겨울
발등에 머무는 사려 깊은 발길
코끝을 스치는 나무의 휘파람
입술에서 건진 춤을 추는 눈물

그 길에서 만난
시끄러운 봄
발등에 머무는 아저씨의 노래
코끝을 스치는 흩날리는 꽃비
입술에서 건진 연약함의 힘

그 길에서 만난
무거운 여름
발등에 머무는 먼발치 소나기
코끝을 스치는 페퍼민트 향기
입술에서 건진 끝나지 않을 노래

그 길에서 만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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