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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94학번과 94년생이 함께하는 일터 만들기 (94년생의 이야기)

오진의
2020-11-15
조회수 154

가까운 단체에서 비슷한 나이대에 활동을 시작한 병아리 활동가들이 모였다. 일을 시작한 시기도 비슷하고, 서로 친한 단체이니 다른 곳에서는 털어놓기 어려운 이야기도 나누고 싶었다. 실무에서 겪는 고민이나 꿀팁을 함께 나누기 위해 작년부터 몇 번 모였었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계절이 몇 번을 지나도 만나지 못했었는데, 활동가이야기주간을 계기로 오랜만에 만나기로 했다. 여러 주제 중에서 세대차이로 이야기를 주제로 나누기로 했다. 8-90년대생 활동가로 단체에서 막내로 있으면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보다 자녀가 더 가까운 나이. 사무실에서 밀레니엄 세대의 대표를 담당하고 있는 우리들이 겪고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함께 사무실 근처의 스페인요리 식당에서 코스요리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2차로는 와인까지 마셨는데, 오랜만에 대접받는 기분이라며 다들 들뜬 분위기였다. 


'94학번과 94년생이 함께하는 일터 만들기'라고 붙인 모임 이름처럼, 단체 내에서 '90년대생', '젊은이'라는 정체성이 어떻게 우리를 정의하고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갑자기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할지 막막하기도 했는데, '세대차이' 이야기카드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야기카드는 세대간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일상적인 상황이 구체적인 언어로 적혀있었다. 이렇게 같은 세대의 우리만 모여서 이야기하기 아까울 정도로 민감할 수 있는 주제도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는 적절한 키워드였다. 이 카드로 각자 단체에서 워크샵처럼 진행해도 좋겠다는 것에 공감하며, 우리는 서로의 경험을 꺼내놓았다. 


성역할, 단체 내에서의 성장, 회의방식, 꼰대 등 키워드를 가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젊은 활동가'에게 기대되는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나 어떤 모습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왜 회의록은 고정적으로 한 명의 '젊은' 활동가가 정리하는지, 회의에서 앉는 자리는 왜 고정되어 있는지 그것은 의사결정과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점심시간에 나누는 대화는 누구를 중심으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모두가 편안하게 느끼고 있는지 등등 평소에 당연하게 생각했던 혹은 조금은 불편했지만 사소해서 입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모두 다른 장소에서, 다른 경험의 맥락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주제에 대해서는 '맞아, 나도 그런적이 있었어'하고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하게 되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아마 우리가 비영리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지내와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중에도 서로에게 오늘의 모임은 안전한 공간이고, 지금 하는 이야기는 다시 옮겨지지 않는다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다. 섣불리 판단하거나 조언하지 않으면서도, 용기내어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내놓는 참가자에게 '왜 지금의 상황이 유지되고 있는것 같은지? 어떤 변화주기는 가능할 것 같은지?' 질문하면서 함께 고민하는 분위기도 좋았다. 


회고를 하면서, 같은 단체의 활동가들은 전혀 내색하지 않아서 그런 고민이 있는지 몰랐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사소하지만 혼자서 불편한 마음으로 가지고 있었던 문제의식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모임이었다. 우리에게는 이렇게 속시원하게 터놓을 수 있는 안전한 모임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저녁을 같이 먹고 막차시간이 다 될때까지 얘기했는데도, 못다한 이야기는 다시 하자며 헐레벌떡 헤어졌다. 앞으로도 소중한 동료들과 안전하고 든든한 모임을 계속 이어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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