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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주간 후기]단체의 평판, 부담이 아닌 즐거운 활동의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Youlee Chung
2020-11-14
조회수 99

단체의 평판, 부담이 아닌 즐거운 활동의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아샤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활동가 이야기주간을 신청하면서 기대했던 바가 있다. 역사가 거의 30년 가까이 되는 단체에서 활동하다보니 전통이랄까 관습이랄까 활동가들이 지켜야 하는 것으로 기대되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행동 지침 같은 것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그것의 구체적 내용 혹은 그것의 필요성 등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이야기 나눠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평소에는 별 문제가 없다가도 어떤 구성원이 다른 구성원들의 기대, 전통 혹은 관습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게 되면 서로 제대로 말도 못하고 불편한 감정이 쌓이는 일들이 종종 있었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이 문제를 서로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일부러라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활동가 이야기주간에 신청한 것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활동가 주간 첫 날에 상임 활동가 중 한 명이 배우자상을 당했다. 그래서 모든 활동가들이 삼일 내내 장례식장을 지키고 발인까지 함께 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 약속했던 목요일 아침이 밝았다. 다들 피곤이 다 가시지 않은 얼굴로 나타났고, 나 역시도 이런 상태에서 과연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함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이후에 다시 하자니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날을 잡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냥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는 마음으로 사람들과 둘러앉았다.

다행히 이야기 카드 덕분에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쉬웠다 (참여했던 모두가 이야기 카드가 너무 좋았다면서 다른 주제의 이야기 카드도 보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활동가들도 이야기 카드의 주제뿐만 아니라 다른 이야기들도 덧붙여가며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이야기가 풍성하게 나와 다행이라는 생각도 그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활동가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었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이야기 주제를 점점 좁혀가면서 사람들이 가장 흥미로워하고, 가장 많은 이야기가 나온 주제는 바로 단체의 평판이었다. 아무래도 다산인권센터가 역사가 오래된 단체이기도 하고, 대추리, 밀양 송전탑 싸움, 쌍용자동차 대량해고, 강정 해군기지 싸움, 용산 참사, 세월호 참사, 백남기 어르신 사망 사건, 박근혜 탄핵 등 전국적으로 중요한 인권 사안에 참여하며 역할을 해오다보니 심지어 활동 경력이 그리 길지 않은 활동가들도 다산에 대해 외부 사람들이 가지는 기대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었다. 또한 선배 활동가들이 그동안 쌓아온 다산의 평판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제대로 활동해야 한다는 압박의 무게가 생각보다 크고, 그 때문에 내가 과연 제대로 활동하고 있나라는 고민을 자주 한다는 것을 서로간의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이 주제에 대해 서로 이야기 나누며 어떻게 하면 단체의 평판이 활동에 대한 부담이 아니라 재미난 활동을 위한 원동력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었다. 그리고 단체의 경험을 통해 과거의 경험으로만 두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활동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지난 시간 쌓여온 단체의 평판에 너무 얽매이기 보다는 앞으로 지금 활동가들이 어떤 평판을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이야기 주간이 아니었다면 서로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예 모르거나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 시간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한 모든 답을 주지는 않았지만 함께 이야기 나누는 과정에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었고 그를 통해 서로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진실, 즉 좋은 점이든 아쉬운 점이든 서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다는 교훈 역시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그 날 나온 이야기들을 좀 더 정리하여 이후에 논의를 이어가자는 약속으로 이야기 자리를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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